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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것이 가장 급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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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일발 작성일12-03-13 07:21 조회4,2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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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것이 가장 급한 일

󰡐일구(一句)󰡑는 부처님 깨달음이라,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것과 평생 행하신 모든 것이 바로 이 일구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제 일구를 들어보여도 중생들이 못 알아듣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생들 근기에 맞춰 방편으로 하신 말씀이 󰡐이구(二句)󰡑입니다. 부처님 49년 설법은 다 이구에 해당합니다. 역대 조사 스님들이 깨달은 후에 하신 모든 말과 행동도 이구입니다.

󰡐일구󰡑는 무엇을 말하느냐. 그것은 바로 󰡐평상심󰡑입니다. 그런데 중생들은 그것을 몰라요. 처음에는 일상생활 그대로가 󰡐도(道)󰡑라는 것을 모른다는 말입니다. 일구는 󰡐선(禪)󰡑이라고도 합니다. 선은 바로 부처님 마음입니다. 깨달으면 모두가 부처님 마음과 똑같습니다.
그러면 깨달았다고 하는 것은 무엇이냐. 견성했다고 하는 것은 바로 갓난 아기와 같습니다. 갓난 아기가 성장을 해야 세상사 모든 것을 알게 되듯이 견성도 갓난 아기가 성장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성장을 위해선 교육이 필요한데, 그것을 바로 점수(漸修)라고 합니다. 점수는 닦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근래에 혼란을 일으키는 무리가 있습니다. 부처님의 깊은 경지를 이해시키기 위해 부처님의 깨달음을 보조스님께서 이치적으로 잘 따져서 가르침(방편)을 일러주셨는데, 그것을 모르고 오해를 일으키는 무리들이 등장해서 우리를 혼란에 빠지게 하고 있습니다.

보조스님께서는 법문할 때 <육조단경>을 즐겨 인용하셨고, <서장>도 인용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서장>을 전부다 거꾸로 뒤집어엎어 말도 안 되게 해석을 하기 때문에 혼란이 생기고 있습니다. 다 가르치기 위한 방편인데 이것을 바로 보지 못하고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 잘못이 어디서 나왔을까요? 육조 스님 말씀대로라면, 뜻을 보지 않고 말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세상을 거꾸로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혼란을 일으키니 세상을 거꾸로 볼 수밖에요.

여러분들이 법문을 듣는 것은 성심이 중요한 것입니다. 부처님의 깨달음인 󰡐선󰡑이라고 하는 것은 일체 고요한 생활을 말합니다. 고요한 생활이라고 하면 번뇌가 없는 것을 말하고 부처님 깨달음이란 것은 일체 번뇌가 없는 생활입니다.

무당 되는 것도 전생부터 씨를 묻어나오는 것입니다.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거두어들이듯이, 무당이 된 사람은 전생부터 무당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낸 것입니다. 콩 심은데 콩 나듯이 자기가 심은 것입니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업의 껍데기를 다 벗어야 합니다. 가르침대로만 실천하면 됩니다. 그러면 다 뛰어넘을 수 있고, 화택(火宅)을 벗을 수 있습니다. 거기 의지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자꾸 무당집에 드나들면 혹을 떼러 갔다가 붙이고 옵니다. 사주 관상 등을 다 뛰어넘으라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이뭣고󰡑는 여러분의 본심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깨달았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으면 망상이 붙게 됩니다. 깨달았다는 그 마음을 조심하고 오직 화두만 참구하십시오.

선학원 신도 여러분들은, 여기 나와서 법문을 듣는 여러분들도 승속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만 하면 모두 다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루 24시간에서 8시간 자면 좋습니다. 더 이상자면 해로워요. 8시간 일하고 또 8시간은 노는 시간인데, 이때 공부하면 능히 해낼 수 있습니다. 꼭 8시간만이 아니라 그런 여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입고 먹고 머물 집 있으면 다 갖춘 것인데도 중생들에게는 이것이 가장 급합니다. 그러나 또 하나 급한 것이 있으니 나를 찾는 일입니다. 이것이 급한 줄을 알아야 합니다. 간절하게 나를 찾겠다는 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여러분 마음이, 마음이 아니라 망상입니다. 간절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여러분 마음은 망상이고, 허깨비입니다. 꿈이 찬란하듯이 망상 또한 찬란합니다. 불여우보다 더한 게 변덕스러운 이 마음입니다.
이 마음을 염불하고 주력해서 잠재워야 합니다. 남방불교에선 위빠사나라고 합니다. 미친 여우처럼 마음에 망상이 나니까 그렇게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항상 자기를 주시해야 한다는 겁니다. 걸을 때도 왼발 오른발 내놓으면 되지, 자꾸 망상 내면 안 됩니다. 자기 마음을 바라보는 것, 이것이 부처님 가르침의 기초입니다.

결국 위빠사나는 부처님 가르침의 입구를 통과하기 위한 방편입니다. 입구를 지나치고 나면 부처님의 최상승선은 화두선입니다. 근래 책자에는 인도나 중국이 다르다고 합니다. 배운 사람들이 엉뚱하게 그렇게 얘기합니다. 선사들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실이 아닙니다.

물질에 집착하지 않고 법에 대해 엄격한 것이 수행자의 자세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법에 대해 너무 관용을 베풉니다. 그래서 오류가 난무하는 것입니다. 전법을 방해하는 마구니로 둔갑하게 되니 큰일입니다. 법에 대해서는 엄격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중생에게 부처님 법을 바로 전해야 합니다. 이것이 출가수행승의 태도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수행자들이 법에 대해서는 관심 없고 물질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고 있으니 큰일입니다. 한심스러운 일입니다. 분발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자기가 자기를 모르는 것이 멍텅구리입니다. 자기 마음을 희미하게 믿고 사는 것이 바로 귀신이고 멍텅구리입니다. 자기를 알지 못하고 남을 탓하는 것이 바로 󰡐습󰡑입니다. 또한 자기는 잘나고 남은 못났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업이고, 귀신입니다.

귀신이라고 하면 무당집 귀신이라고 생각하거나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과학으로는 귀신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200년 전만 해도 지구상에서는 미생물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습생󰡑은 과학으로 증명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귀신은 태란습화(胎卵濕化), 사생(四生)을 가진 것. 여기에 빠진 인간을 깨달음으로 이끄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본마음을 깨닫게 하는 일입니다.

고통 받는 중생을 안내하는 분이 부처님입니다. 부처님은 처음 깨달으시고 󰡐나는 안내자일 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외도들은 자기 자신이 모든 중생을 구제한다고 떠벌리고 거짓말을 하지만(전지전능하다는) 거짓말은 금방 탄로 나고 맙니다.

부처님은 다음 세 가지는 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들 업을 대신 없애주지 못한다. 인연 없는 중생은 제도하지 못한다. 그리고 무량한 중생을 다 제도하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전지전능하다 말하지 않고 사실대로 말씀하셨습니다. 요즘 부처님 말씀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고 하는 노력이 있는데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주 생긴 지가 150억년 밖에 안됐다고 하는 것이 오늘날 과학의 수준입니다. 공자 노자 예수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150억년 됐다고 하는 이것을 오늘날 과학자들이 바꾸려면 앞으로 엄청난 과학발달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부처님 말씀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복제기술이 극락세계를 흉내내다 보니 혼란이 오고 있습니다. 복제양이, 15년 수명에 6년밖에 못살고 각기병에 폐렴이다 뭐다 고통스럽게 죽었습니다. 이러한 복제라는 것이 발달하면 할 수록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생겨나게 되고, 지구상에 가지가지 혼란들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과학이라고 맹신할 것이 아닙니다. 지금 복제란 기술은 너무도 위험합니다. 기술로 사람을 복제한다? 줄기세포를 쥐에 이식해서 인간이 쥐를 배양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결국 사람도 아니고 쥐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담은 경전에는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부처님 법으로는 모든 문제들이 다 풀립니다. 그리고 또 항상 앞서갑니다. 만나기 어려운 이 가르침을 만나게 됐으니 항상 정진하고 부처님께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복을 만났을 때 얼른 깨달아야 합니다. 분발해야 합니다. 의식주가 급하긴 하지만 똑같이 급한 것이 나를 찾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8시간 자고, 8시간 일하고, 8시간 공부하는 생활을 하십시오. 처음엔 곧바로 화두선이 안 되니까 경도 읽고 염불도 하고 사경도 하고 주력도 해야 합니다. 부처님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법문을 듣고 분발해야 합니다.

사람이 보석 반지를 잃어버리면 몇날 며칠을 찾느라 야단을 피지만 이 중요한 가르침을 잃고서도 아까운 생각도 않습니다. 법문이라는 것은 결국 그 보물을 찾으라고 일깨워 주는 것일 뿐입니다. 엄청난 보물을 잃어버린 줄 모르고, 아까운 줄도 모르고 멍청하니 앉아있다니 한심스러운 노릇입니다.

부처님 도는 이름을 붙일 수 없습니다. 억지로 붙인 이름이 부처 󰡐불(佛)󰡑자, 길 󰡐도(道)󰡑자를 쓰는 것입니다. 이런 말도 붙일 수 없는 것입니다. 원래 부처라는 것도 도라는 것도 가명입니다. 이름붙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외도들의 말대로 내 몸, 네 몸을 나누고 망상을 따르는 것이 바로 우상숭배입니다. 외도들은 겉모양만 보고 말하지만 부처님 법만이 우상을 숭배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상이라는 것은 없는 걸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본래 마음자리에는 망상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원리전도몽상󰡑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화두선에 들어가면 그 이치를 깨닫게 됩니다.
틈틈이 참선하십시오.

신라시대에는 아들 딸 낳고나면 절에 들어가 수행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전합니다. 남의 허물 보지 말고 내 허물만 보시고, 자꾸 안으로 자신을 살피고 자신에게는 법을 엄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혜를 얻게 됩니다. 남의 허물 들추면 내 지혜 없어지고 업이 쌓입니다.

이 세 가지를 실천하면 된다, 이 말입니다. 알아들으셨지요? 자기 허물만 보겠다는 뜻으로 육바라밀을 실천하겠다고 맹세하십시오. 능히 실천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정리=권형진 기자 jinny@buddhapia.com

정일 스님은…

지금도 수행고삐 죄는 선객
상좌들 지도 추상같이 엄격

정일 스님은 일흔의 세수에도 수행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선객으로서, 때론 서릿발 같은 엄격함으로 상좌들의 공부를 챙기시는 것으로 유명하시다. 1932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님은 1956년 조계사에서 금오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이어 40여년을 망월사, 범어사, 용화사, 통도사, 백련사, 만덕사 등의 선방을 돌며 수행했고, 해인사와 불국사, 용화사, 정각사 선원장과 선학원 중앙선원장을 맡아 보셨다. 특히 망월사에서는 천일기도를 성만했으며 이후 한시도 게으르지 않은 수행과 투철한 용맹심으로 후학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90년부터 서울 우이동 보광사 조실로 주석하며 93년부터는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을 맡아오고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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